저가 의료기기 등장에 개원가 경쟁 갈수록 ‘치열’
저가 의료기기 등장에 개원가 경쟁 갈수록 ‘치열’
[창간 8주년 기획 - ‘시름 깊어지는 개원가’ - 下] GP도 성형 활발 … 정부, 피부미용실 사용 허가 논의 … 거세진 경쟁에 대립각 세우기도
  • 이동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5.03.0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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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성형시술을 내건 의료기관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외국인 환자, 특히 중국 환자들의 증가 덕분에 조금 형편이 피는가 싶더니, 돈 냄새를 맡은 브로커에, 새로운 경쟁자까지 등장하고 있다. 홍보수단도 갈수록 복잡·다변화되고 있다.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개원가의 속사정을 들여다보았다. [편집자주]

[上] ‘불법브로커’ 잡겠다는 정부 … 개원가는 ‘노심초사’
[中] ‘네이버’ 방치하면 광고심의 단속 하나마나
[下] 저가 의료기기 등장에 개원가 경쟁 갈수록 ‘치열’

의료기관들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홍보분야만이 아니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미용·성형 분야 시술을 시작하는 GP(General Practitioner, 일반개업의)들이나 비전문분야 의료기관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저렴한 미용성형 의료기기들을 출시하면서 전문의와 비 전문의 사이의 진료영역 경계가 더욱 희미해지고 있다.

국산 의료기기 저렴해지자 일반의들 ‘너도나도’ 도입

미용성형 의료기기 가격이 저렴해진 이유는 국산 의료기기 회사들의 적극적인 시장 진출 덕분이다.

서울 신사역 부근에 위치한 A의원 원장은 “과거에 미용의료기기는 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고가의 최신 의료기기를 도입하며 유행을 선도했지만, 이제는 일반의들도 시험삼아 미용 의료기기를 도입하고 있다”며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시술비도 낮아져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수입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 하이로닉 ‘미쿨-S’(왼쪽)와 ‘더블로’

예를 들어 하이로닉은 외산 의료기기인 ‘젤틱’을 국산 냉각지방분해 의료기기인 ‘미쿨’로 바꾸고, 외산장비인 ‘울쎄라’나 ‘써마지’는 국산 피부 리프팅용 의료기기인 ‘더블로’로 대체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급격하게 높였다. 

의료기기 자체의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시술비도 크게 낮출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감도 높다. 더블로의 경우 울쎄라, 써마지에 비해 시술비가 20~30%에 불과하다. 하이로닉은 미쿨과 더블로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2.4% 뛴 77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로닉만이 아니다. 피부성형 치료 레이저 의료기기를 통해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루트로닉 역시 외산 대비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을 출시해 지난해 영업이익이 무려 266% 올랐다. 또, 제약업체인 휴온스를 통해 Hi-Fu 레이저를 출시한 원텍 등 상당수의 의료기기 업체들이 기존 외산 의료기기 대비 저렴한 제품을 출시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피부미용업소들도 의료기기 도입, 합법화 우려도

저가 미용성형의료기기 도입 경쟁은 의료기관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다. 피부미용업소들도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피부미용업소에서 쓰는 미용의료기기 중 상당수가 불법이지만, 보건복지부가 피부미용업소에서 미용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는 “안전하면서도 소비자의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이·미용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미용기기 사용에 대한 관련 법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범위가 어디까지 설정되느냐에 따라 피부·미용의료기관들에게 매출 면에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아직 법안이 제정되지 않았음에도 미용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업소들이 적지 않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피부관리실을 이용한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중위생관리법이 금지하는 유사의료행위인 문신(12.8%), 레이저 제모(6%), 피부 박피(5%), 귀 뚫기(3.6%) 등을 피부관리실에서 받았으며, 응답자의 14.4%는 피부관리실에서 마취크림이나 마취연고를 바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 피부관리실에서 받은 피부관리서비스 현황 (출처 : 소비자시민모임, 중복응답, 붉은색 바는 의료행위에 속할 수 있는 행위)

특히 74%는 기기를 사용해 피부관리를 받은 적이 있으며, 기기를 이용해 받은 시술 중 고주파(76%), 초음파(45.1%), 필링기(16.8%), IPL(14.9%), 저주파·유분측정기(13%) 등 의료기관에서 받아야 하는 시술이 상당수였다.

 

▲ 피부관리실에서 이용 경험이 있는 기기 (출처 : 소비자시민모임, 중복응답)

이처럼 의료기기들이 비 의료기관에 판매되는 이유는 의약품과 달리 유통경로가 잘 관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의료기기 유통품질 관리기준’이 개정돼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소형의료기기의 경우 중고시장에 나오는 것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쁘띠시술로는 성 안차는 일반의 늘어 … 나빠진 경기에 서로 불만 증가

이같은 경쟁 분위기가 심해지면서 성형외과·피부과 의원들과 비전문·일반의가 운영하는 의원들과의 대립이 암암리에 격화되고 있다. 특히 성형외과·피부과 전문의들은 일반의들이 전문과목을 크게 표기하는 등 마치 전문 의료기관처럼 꾸미는 것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이를 방증하듯 성형외과 전문의가 개업한 병원은 1200여개이지만, ‘성형’ 간판이 붙은 곳은 약 5000여개에 달하는 현실이다. 

전문의가 없으면서도 ‘성형’이라는 문구가 간판에 들어갈 경우 상당수의 일반인들은 잘 구분하지 못한다. 건강세상네트워크가 1월23일부터 2월1일까지 357명(온라인 190명, 대면조사 1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67%는 간판을 통해 전문의와 GP를 구분할 수 없다고 답했고, 이 중 60%는 간판으로 전문의와 일반의의 구별방법이 있는 줄 몰랐다고 답했다.

 

▲ 미용성형 의료기관들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압구정동과 신사동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조수영 홍보이사는 “간단한 시술까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에게 자기 선택권을 주기 위해, 그리고 알권리를 위해 전문과목을 성형외과 전문의인 것처럼 오해하게 유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경기가 나빠지니까 서로서로 다들 독기 품은 거다. 중국 환자들도 많이 오다가 중국 경기가 안좋으니까 환자수가 많이 줄었다. 그러니까 성형외과·피부과 전문의뿐 아니라 GP들도 예민해 지고 있다”며 “이러다가 통닭구이처럼 수익이 있다고 몰려서 다같이 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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